"주변보다 2억 싸다" 소문 듣고 갔더니…'공식' 깬 개포 아파트 [현장+]

입력 2023-09-12 07:42   수정 2023-09-12 09:52


"급전세 매물은 거의 없다고 보면 돼요. 전용면적 84㎡는 전세 12억50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사전 점검 이후에는 여기서 더 오를 것 같아요." (개포동 A 공인 중개 대표)

대규모 입주 물량이 예정된 서울 강남구 개포동 일대의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 실거주 의무가 없는 단지라 대규모 전세매물이 쏟아질 것이란 예측이 나왔지만, 전셋값은 한 달 새 1억~2억원가량 상승했다. 전세 수요가 늘면서 매물이 빠르게 소진된 탓이다.
11억원대였던 전용 84㎡ 전세매물, 13억원대까지 올라
12일 개포동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전용 84㎡의 전세매물 호가는 구룡역 방면이 13억5000만~14억원대, 대모산입구역 방면이 12억~13억원대 수준이다. 지난 7월~8월 초만 해도 11억원대에 거래됐던 곳이다. 전용 59㎡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전용 59㎡는 두 달 전 8억원대에 거래됐지만, 최근 9억3000만~9억5000만원에 팔렸다.

6702가구의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는 개포주공 1단지를 재건축한 개포 내 최대 규모 단지다. 오는 11월 30일 입주를 앞두고 있다. 사전점검 이전에 낮은 가격에 전세로 나온 매물들은 거의 소진된 상태다. 인근 단지에 비해 1억~2억원 이상 싸다는 소식에 세입자들이 몰렸다.


개포동 일대 아파트 전셋값은 이 단지에 비해 1억~2억원 이상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지난 2일 '개포래미안포레스트' 전용 84㎡는 12억원에,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용 84㎡는 지난달 13억5000만~13억7000만원에 전세 신규 계약을 완료했다.

이제는 급전세가 사라지면서 전셋값은 상승하고 있다. 개포동 B 공인중개 관계자는 "학군이 좋고 신축 선호 단지라는 점에 세입자들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이 단지는 강남 8학군과 가깝고 대치동 학원가와도 인접해있다. 입주 초기에 낮은 가격에 들어가 계약갱신을 사용하면 최대 4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매매가가 오르는 분위기도 한 몫 했다.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는 조합원 물량이 많은 재건축 아파트다보니, 손바뀜에 적고 실입주율이 높다는 게 주변 공인중개사들의 얘기다. 실제 분양당시 6702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은 1235가구(18.4%)에 불과했다. 전용 84㎡ 이상은 100% 조합원 물량으로 배정될 정도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전용 112㎡ 저층 입주권은 지난 7월 39억8000만원(7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면적이 직전에 35억7117만원(2층)에 거래된 것에 비해 4억원이 뛰었다. 전용 84㎡ 입주권은 지난달 27억원(13층)에 거래됐다. 지난 7월만 해도 같은 층 매물이 26억5000만원에 팔리면서 한 달 만에 5000만원이 올랐다.
전세 대기수요 줄줄이"전셋값 더 오른다" 전망
대단지 입주장의 공식이 깨지면서 인근 개포동 아파트의 전세값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보통 대단지 입주장이 들어서면, 주변 전셋값을 끌어내리곤 한다. 하지만 개포동 일대의 전셋값은 상반기 보다 되레 상승했다.

'개포래미안포레스트' 전용 84㎡는 지난 3월 9억~11억5000만원에 신규 전세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이달에는 이보다 오른 12억원에 거래됐다.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용 84㎡는 지난달 5개월 만에 1억원 오른 13억5000만~13억7000만원에 전세 거래를 완료했다. 이 면적대는 지난 3월 10억~12억원대에 전세 신규 계약됐다.

일원동 '디에이치자이개포' 전용 84㎡는 지난달 13억~14억원에 전세 신규 계약을 맺었다. 지난 5월 12억5000만원에 신규 계약을 맺은 것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1억원 이상 오른 셈이다.


시장에서는 내달 28~30일 예정된 사전점검 이후 전셋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개포동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현지 공인중개사들 사이에서도 '싼 매물은 없다'는 말이 돌기 시작했다"며 "사전점검 전후로 전세 계약을 맺으려는 세입자들도 대기중인 상태라 앞으로 매물은 더욱 빠르게 소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용면적 84㎡형의 경우 전셋값이 14억~15억원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귀띔했다.

최근 월세보다 전세 계약을 선호하는 수요도 상승했다. 정부가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 규제를 완화하면서 대출금리 부담이 줄은 영향이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달(92.6)에서 이달 93.4로 0.8포인트 상승했다. 전세수급지수는 기준선(100)보다 높으면 전세 수요가 많고, 낮으면 공급이 많다는 의미다. 개포를 포함한 서울 전체 지역에서 전세 수요가 늘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빠르게 줄고 있다. 지난 8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1443건으로 전년 동기(3만6504건) 대비 13.8% 감소했다. 올 초 가장 많았을 때(5만5882건)와 비교하면 43.7% 줄었다.

전셋값도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 동향을 보면 이달 첫째 주(지난 4일 기준) 서울 전셋값은 전주(0.14%)에 이어 0.17%로 상승 폭이 커졌다. 지난 5월 셋째 주(22일)부터 16주째 오름세는 이어지고 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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